[논평] 길병원은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 인천 공공보건의료의 중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가?
- 지역책임의료기관 역량 강화를 위한 의료인력 파견·교류, 임상교육 등 권역책임의료기관의 중심역할 매우 미흡..
- 인천시는 길병원이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 중심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라.
- 인천시는 공공의료 인력 보강을 위한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가칭) 공공의료 민관협의체’를 구성하라!
1. 지난 11월 3일 인천광역시 주최로 ‘공공보건의료 지역사회 연계사업 발전방향’에 대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우리는 이번 심포지엄에 인천시와 권역·지역 책임의료기관간 연계·협력 방안과 필수의료 및 공공보건의료 강화에 대한 공론의 장을 기대했다. 하지만, 실망스럽게도 이날 심포지엄에서 인천지역의 권역 책임의료기관인 길병원은 자신의 중점 역할인 ‘권역-지역책임의료기관의 연계·협력 체계 구축’에 대한 방향과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못했다. 인천시도 권역과 지역 책임의료기관 간의 협력체계를 포함한 공공보건의료 발전 방향 관련해 아무런 계획도 내놓지 않았다.
2. 보건복지부는 2020년에 국민 누구나, 어디서나 질 좋은 필수의료 이용이 가능한 의료체계 구축을 목표로 지역 내 권역 및 지역 책임의료기관을 지정하고 협력체계 구축 사업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인천은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 길병원이,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인천의료원과 인천적십자병원이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2021년 길병원은 권역책임의료기관 지정 당시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 양질의 필수의료 제공 및 인천 권역 공공보건의료 전달체계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 지정 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길병원이 과연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보건복지부의 <공공보건의료 협력체계 구축 사업 안내>에 따르면 권역책임의료기관은 권역 내 협력체계 총괄·조정 및 지역의료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파견 등의 지원을 수행하도록 되어 있다. 세부적으로 지역 내 공공보건의료 네트워크 구축, 필수보건의료 문제 진단, 협력과제 발굴, 지역 특성에 맞는 필수보건의료 분야별 협력모델 개발 및 수행을 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길병원은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 수행해야 할 기초조사는 방기한 채, 자기 병원의 관심 사업인 퇴원환자 연계 사업에 대해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권역책임의료기관의 주된 역할은 민간병원에 퇴원환자를 연계 하는 것이 아닌 지역 책임의료기관의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지원하는 것이어야 한다. 길병원이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인지하고 있다면, 최소한 지역책임의료기관의 부족한 인력과 운영의 어려움에 대한 진단과 이를 보완하기 위한 역할을 수행했어야 한다. 인천의료원의 경우 인공신장실 등 시설을 완비하고도 의료진이 없어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돌리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길병원에 의료인력 협조를 요구했으나 길병원은 아직까지도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
정부는 권역책임의료기관인 길병원에 연간 6억 원의 시민 세금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길병원의 행태로 볼 때 시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강한 의심을 하게 된다. 길병원은 지역책임의료기관에 대해 어떤 지원을 했는지 그동안의 실적에 대해 밝히기를 촉구하는 바이다.
3. 권역·지역책임의료기관의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고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인천시의 관리·감독역할이 중요하다. 권역책임의료기관이 부여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리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실질적으로 운영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인천의료원과 적십자병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현재 인천의료원과 적십자병원의 부족한 인력과 시설로는 지역책임의료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기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적십자병원은 올 해 조건부로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지정된 후 응급실 개소를 앞두고 있고 진료과목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인천시와 대한적십자사의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다.
지난 해 8월 경상북도는 도내 공공보건의료서비스 제공 협력체계 강화를 위해 필수진료과목 전문의 20명 충원을 위해 연간 60억의 인건비 지원과 지방의료원 시설·장비 기능 보강을 위해 연간 250억 원 등 3년간 총 930억이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바 있다. 인천시도 이런 사례를 바탕으로 인천시의 공공보건의료체계 강화를 위한 인프라·인력·재정 지원을 대폭 확대해야할 것이다.
4. 인천공공의료포럼은 길병원이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의 부여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것을 촉구한다. 길병원이 자신의 역할을 계속해서 책임회피 한다면 우리는 강력한 행동전에 나설 것이다.
끝으로, 우리는 인천시에 공공보건의료 강화와 시민의 건강권 확보를 위해 보다 종합적이고 획기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가칭)공공의료민관협의체’ 구성을 요구하는 바이다.
2022. 11. 7
인천공공의료포럼
건강과나눔,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인천지부, 인천적십자기관노동조합, 인천평화복지연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인천부천지역본부, 인천광역시의료원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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